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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치질수술 경험담 #2

일상다반사

by dunkin 2009. 3. 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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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이어서...


( 나의 치질수술 경험담 #1 <- Click! )




두근두근두근...

매맞는 시간 기다리는것처럼 수술전의 긴장된 시간.
뭘 하고 있어야할지도 모르겠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ㅎ

몸속에 혈액이 슉슉슉~ 정신없이 지나가는게 느껴질정도 ㅎㅎ


이렇게 멍때리며 1시간쯤 기다리니 수술하러 가자더라 ㅠㅜ

오마이갓.. 드디어 시작이구나 ㅠㅜ




....



수술실 안쪽은 사진을 찍어두고 싶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고...

암튼.

수술실이 있는곳으로 가니 우선 마취를 하자고 한다.
일반적인 국소마취가 아닌
무려 꼬.리.뼈 사이에 마취액을 주입하는 그런 마취라고한다 -_-;

전신마취를 하고 마무것도 모른체 수술을 마치고싶었지만
전신마취후 사람이 좀 멍~해지고 수술전보다 좀 바보가 된것같은 사람이 몇 본지라
왠만하면 전신마취는 피하고싶었는데 다행인것 같기도 하고...

이 꼬리뼈에 주사하는 마취는
경험자의 이야기로는 마취할때 쬐금 아프지만
수술중 전혀 느낌이 없을정도로 마취 효과가 뛰어나다고 하니 한번 믿어보지 뭐...



...



마취 주사를 들고와선 엎드리란다.
그리고 꼬리뼈 부근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지는게
뼈마디 사이에 바늘을 쑤셔박는것 같더니...
주사액을 밀어넣는게 느껴지는데.에.에...에.... 오우 쉣!!

주사를 밀어넣을때마다 골반과 허벅지가 터질것같은 압박감이 들면서
이건 아프다고 하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견딜만한 그런류의 통증도 아니고
아주 더러운 괴로운 느낌!
두주먹 불끈쥐고 그 괴로운 느낌을 한 서너번 씩이나 반복해야 마취가 끝이 난다. ㅠㅜ

초음파 검사에 이은 두번째로 고통스러웠던 순간이었다.



어찌됐건 마취는 잘 된거같고..
이제는 드디어 수술 ㄷㄷㄷ

엎드려 누운체 똥꼬를 하늘로 향하고 만천하게 공개하고 누워있는 느낌이란 참 ^^;;;

완전 손이 ㄷㄷㄷㄷ 떨릴정도로 바짝 긴장하고 수술대에 누웠는데
막상 수슬을 시작하니... 하.나.도 안.아.프.다 ㅎ
아프지 않다는걸 확인하는데 1분...
그리고는 뭐.. 내 똥꼬에 뭔짓을 하던 잘 하겠지.. 하는마음으로 맘편히 수술을 즐겼다 ㅎ

뭔가 슥삭슥삭 자르는거 같기도 하고 찝게로 찝어 땡겨지는것 같은 느낌이 나는것 같기도 하고...
썩션 하는 후르륵 후르륵~ 거리는 소리도 나고...
종합하자면 수술의 기억이란

슥슥~철컥철컥 후륵후륵~슥슥~철컥철컥 후륵후륵~슥슥~철컥철컥 후륵후륵~

이게 전부다 ㅋㅋㅋ



...



잠시 딴생각하는데 벌써 수술이 끝났다고 한다.
수술시간은 한 20~30분쯤 걸린것같고 마취때의 그 불괘한 통증외에는
전혀 아프지 않은 그리 크게 겁 먹지 않아되 되는 수술이더라는...

수술이 끝나고나니
마취가 풀리면 얼마나 아플까..
생살을 찢어발겨놨으니.. 마취 풀리면 완전 기절하겠지 ㅠㅜ


...







수술을 마치고 병실로 왔더니... 죽을 먹으란다.

똥꼬를 찢어발겨놨는데 밥이 먹고싶겠냐고 ㅋ
게다가 참... 맛 없게 생겼다 -_-







전혀 간이 안된 밍밍한 죽.






보이는것 만큼 맛도 그런 장조림...





동치미 국물..

이 참 밍밍한 맛없는 죽을 퇴원할때까지 매끼니마다 준다 -_-


배가 고파서 먹기는 했지만
먹은만큼 싸는것! 이라는 불변의 진리를 생각하면
쉬 목구먹으로 넘길수도 없는상황 ㅋ

사실 죽이라 먹어봐야 양도 얼마 안되겠지만
그마저도 1/3도 안먹었다.







밥과 함께 번 가지고 오는 약.

식사 1/3씩 한것도 '약먹으려면 밥 먹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먹었었다는...


암튼.
밥먹고.  TV좀 보다가
마취가 덜깨서 견딜만한건지...
무통주사를 달고있어서 견딜만 한건지...
원래 요만큼만 아픈건지...

중요한건 생각보다 안아프다는것!

안아플때 얼른 잠 들어버려야겠다는 생각에
일찍 자버렸다.






...



2nd day !

수술 다음날...

잘 자고있는사람 아침 6시부터 깨워댄다 -_-^

그러더니 소변보란다.

곤히자고 있는데 왠 낮선여자가 깨우며 쉬하라고 빤히 나를 바라볼땐 참...
이게 무슨경운가 싶기도 하고 .. ^^;;;;;

게다가 전혀 소변이 마렵지도 않는데.. 씨...


등떠밀리듯 화장실을 가서 소변을 봐 보려고하는데
먹은것도, 마신것도 없고 소변누면 아플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그런지
쉬 소변을 볼 수가 없었다.

소변을 못봤다고 하니 .. 방광 초음파를 해 보자고 한다 -_-;
방광이 꽉 찼는데 소변을 못보면 강제배뇨를 시켜야 한다나 뭐라라...
기계적인 말투로 '초음파검사는 만원 추가 됩니다' 라는 맨트를 날리더니
아랫배에 젤 바르고 슥삭슥삭 몇번하더니 아직 괜찮다며 조금 있다가 마려울때 소변보란다 -_-

아 씨.. 그러니깐.. 내말이...안마렵다고 했잖어 ...

피같은 만원 -_-^








오늘은 비가 내린다.

수술후 하루가 지나고 견딜만 하다는 확신이 든 다음부턴
슬슬 돌아다니기도 하고.. 담배피러 왔다갔다 하기도 하고...








환자복을 입고 병원 문간 구석에 숨듯이 서서 담배를 피고 있으니
매일 보던 세상이 .. 왠지 조금 달라보이는것 같기도....








수술이 끝나고 둘쨋날은... 음...

사실 병원에서 딱히 할 일이 하나도 없더라.
병원에서 하는일이라곤 죽먹고, 약먹고, 좌욕하고, TV보고, 담배피고...
전부 그냥 집에서 해되 될 일들 ㅎ

그냥 집에 가도 될 것 같은데 혹시모를 출혈이나 사고에 대비해서 입원 시켜 놓는듯.

심심해도 그냥 참자.








죽을 1/3만 먹다보니.. 힘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에..  홍삼드링크라도.. ㅋㅋㅋ



...


3인실 병실이었는데 두명이서 쓰다가
오늘 오전에 옆 침대의 환자가 퇴원하는 바람에
하루종일 1인실 병실처럼 혼자서 편하게 지냈다.

하루종일 빈둥빈둥...

그러다 저녁때쯤 되어서
잔뜩 겁먹은 얼굴의 청년이 하나.. 하나.. 나타나더니
주섬주섬 환자복 옷갈아입고 뭐.. 그러던데 딱 보니 수술받으러 온듯 ㅋㅋ

하루 먼저 수술 해 봤다고.. 이제 막 입원한 겁먹은 모습을 보는게
왜그리 우습던지 ㅎㅎㅎㅎㅎㅎ

사람 참 간사해 ^^


꼴에 선배랍시고 걱정하지 말라며 가감없이 이런저런 이야기 해주고
그러니 표정이 한결 편해지더라는 ㅎ


이렇게 하는일 없이 빈둥대다가.. 또 하루를 마감.




......



3rd Day


퇴원하는 날이다.

오전에 빈둥대다가 11시즈음 해서 퇴원.

운전을 불가능할것 같아서 집까지 사무실 후배가 운전해주기로 했고..
약. 거즈. 좌욕기 하나 사가지고 집으로 ~






수술비 영수증!

원장선생님에게 수술 받아서 특진비가 쪼매 더 나왔지만
수술해서 낫는다면 이까짓 돈... ㅠㅜ



...



여차여차 해서 집에 도착해서..
'병수발 들란 말이얏!~ ㅋ' 난동모드 작열 ㅎㅎ

아플때 실컷 부려먹을테다 ㅎㅎ


......



이렇게 걱정했던 수술은
걱정했던것 보다 훨씬 수월하게 마무리가 되었고
회복하는 일 만 남았다는....

첫 응가 할대 죽어난다고 하던데... ㅠㅜ
부디 첫 응가도 무사히 지나갈 수 있기를....


ps

이제막 퇴원한 아무것도 못먹는 환자 앞에두고
지들끼리 도미노 피자 시켜서 짭짭짭짭~ 거리면서
와구와구 먹던 년놈들 ㅠㅜ
내 꼭 언젠가 복수할테다.. 엉엉 ㅠㅜ

먹지 못할때의 눈앞에 그 피자의 그 냄새란...
음~ 스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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