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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쓴 정든 지갑을 바꾸며...

일상다반사

by dunkin 2010. 2. 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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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강산이 변한다는 10년보다도 4년이나 더 긴 세월.

이 긴시간동안 내 뒷주머니를 든든히 체우고 있던 지갑이 있다.






대학교때 예전 여자친구로 부터 선물받은 지갑.

흔치않은 디자인과 세월이 흘러 손때가 묻으면 묻을수록 멋이나는 그런지갑.

마음에 쏙 들어서 14년을 가지고 다녔지만 질리지않고 잘 들고 다녔는데

이제 그 수명이 다한듯해서 서글프다.







때가 꼬질꼬질해진 14년 된 내 지갑.

말하지만... 원래 저 색깔이 아닌.. 밝은 황토색이 나는 그런 지갑이었는데
14년이라는 세월을 겪으며 손때가 타고 닳아서 이런 모습이 되었다.

그래도 멋지지 않은가.







지갑 안쪽도 때가 꼬질꼬질....








험하게 쓰는편도 아닌데

오랜시간 여기 주머니에 넣어다 뺐다 하며 여기저기 쓸려서 가죽이 닳고 갈라지기도 하고...







가죽을 꿰매어놓은 실밥이 터져 남이 버린지갑 줏어다 쓰는것 처럼 보이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정이가는 지갑이었다.







카드 넣는곳은..  옆구리가 북~ 찢어지고...







지폐넣는곳 안쪽의 가죽은

14년동안 수없이 많은 지폐들이 들락거리면서 묻은 때가....








거의 사용을 안하는 안쪽의 가죽을 보면....

이 지갑이 처음 가지고 있던 가죽의 색갈이 보인다.

원래 저런 뽀얗고 부드러운 색이었던 지갑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

세월앞엔 장사없다는말이 지갑에도 통용될줄이야.








그래서.

14년만에 새 지갑을 하나 들였다.

이월에 세일에 왕창 할인해서 싸게 팔길래 얼떨결에 산 지갑이다.

...

반질반질하고 깨끗한 지갑이 왠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처의 자리를 차고 들어온 첩을 보는것 처럼

손때가타고 정든 지갑를 버리고 낮선 지갑을 쓰려니 어째 영... 손이 가질 않는다.


언젠가는 바꿔써야 할텐데...

이런 지갑 하나에도 이렇게 미련이 크다니 아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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