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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업도 백패킹 - 굴업도의 노을. 안개속의 비박

다녀온곳(국내)

by dunkin 2013. 5. 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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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이어서...
( ▶ 앞글 :
http://dunkin.tistory.com/4250 )


개머리 언덕에 탠트를 치고
휴식을 취하며 노을을 기다리길 잠시...

드디어 서쪽 능선넘어 바다로 해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시원시원한 풍경.

점점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이 장관이다.







서늘한 바람이 밀려올라오는 능선의 바위에 걸터앉아

홀로 저물어가는 태양을 멍하니 감상중.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기왕이면 구름도 더 멋지게 피어있었으면...
저 멀리 먼바다에 깔린 구름이 없었다면...
조금은 아쉬운 노을이지만

오전에 비가왔던걸 감안하면 이렇게 노을 감상을 할 수 있는것만 해도 대단한 행운인듯하다.























벌써 점점 형태를 잃어가는 태양.

저 먼바다 낮게 깔린 짙은 구름덕에
아쉽게도 수평선으로 사라지는 태양을 볼 순 없어서 아쉬웠지만
이정도만 해도 어딘가...








사라져가는 태양의 한 끝자락을 부여잡고 마지막 한컷을 날려본다.








완전히 해가 사라진...

언제나 그렇듯 해가 저물고 난 후의 하늘이 더 멋있다.







해가 저물고 20분 후.
해넘이 절정의 시간.

구름만 많았다면 진정 장미빛으로 물든 하늘을 볼 수 있었을텐데
겨우 몇조각의 구름뿐이라 아쉽고도 아쉽다.







모든것이 끝이나고, 하루를 마무리 하듯 사방이 순식간에 어둑어둑해진다.

불빛공해가 없는 외딴 섬에서의 별이 쏱아지는 밤하늘을 한것 기대를 하며
텐트속에서 요기를 하며 휴식을 취해본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후....

밤하늘을 구경하려고 텐트밖을 나왔더니...


헐 ㅋ

온사방이 해무에 뒤옆혀서 밤하늘을 커녕 몇미터 앞도 잘 안보이는 상황 ㅎㅎㅎ
게다가 바람도 무척 심한상황.

너무 많은걸 바랬나보다.

저녁노을 구경했으니.. 밤하늘은 다음에 와서 보라는건지 ^^;







칠흙같이 어두운 개머리언덕.

후래쉬를 비추어 보아도 뿌연 해무때문에 몇미터 앞 밖에 안보인다.


이렇게나 외딴섬에. 달랑 혼자 캄캄한 밤 후래쉬를 들고 서 있으니 조금 무서운 기분도 든다 ㅎ
당연히 아무도 없는걸 아는데... 뒤 돌아봤는데 누가 딱! 서있다면 !!!!
으악! ㅋ







해무때문에 뿌옇게 조명을 발하는 나의 텐트.

딱히 할것도 없고. 일찌감치 잠을 청해본다.

춥고, 바람소리에.. 텐트는 흔들리고 ㅎㅎ
자다가 한 대여섯번은 깬듯.








다음날 아침.

텐트를 열고 나오니 온세상이 희뿌연 해무에 뒤덮혀있는...

나름 분위기 있다고 해야 하나.






쨍한 날시도 좋지만

이런 날씨도 분위기있고 괜찮은듯.







외로이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내 텐트.

안개속에서 보니 분위기 있구만 ㅎㅎ







해무 속에서 보이지 않는 바다에서 나는 파도소리를 배경음악삼아
따듯한 커피를 한잔 마시고선 짐을 싸본다.

작은 쓰래기 한조각까지 아니다녀간듯 싹싹.

굴업를 다녀와서 인터넷에서 다른 다녀온분들 이야기를 찾아보니
술판벌리고 온갖 쓰래기 남겨놓고 가는사람들 때문에 인상찌푸린분들이 많던데
제발 그러지좀 말았으면...
적어도 나만은 그러지 않으리라.








반대쪽 언덕에서 머물었던 어제 만난 아저씨와 함게 하산.

물론.. 저분은 산을 많이 다니신분이니 나의 발걸음에 맞추자고 하긴 뭣하고 해서
동행하자고 말은 못하고 출발만 같이 했다 ^^;;

덕분에 개머리능선을 걸어가는 백패커의 멋진 사진을 몇장 남길 수 있었다.







그림 좋지않은가 ㅎ







참 마음에 드는 한컷.









앞서간 아저씨는 이미 시야에서 사라지고,

온사방이 안개에 둘러쌓인 초원을 홀로 걸어본다.

한걸음 나서면 한걸음 물러나고
돌아보면 한걸음 다가오는 안개..

류시화의 '안개속에 숨다' 라는 시집의 한구절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http://www.poemlove.co.kr/bbs/board.php?bo_table=tb01&wr_id=203








올라올때 만큼은 아니지만 돌아가는 길도 힘이 드는건 마찬가지.

잠시 숨도 좀 돌리고...






안개사이로 저 앞에 해변이 보인다.

한번 가 봤던 길이라고 올라갈때 보다는 금방 내려온듯.







아침이슬 머금은 꽃구경도 하고...







힘든길 끝~








발자국 하나 없는 안개낀 아침바다.

낮게 밀려오는 잔잔한 파도소리가 기분이 좋던...









어제 만났던 아저씨와 함께 민박집에서 사먹은 점심식사.

어제 개머리능선으로 출발하기전 오늘 점심을 주문해놓고 갔더니 미리 준비를 해 두셨다.

준비도 안된상태에서 찬없어도 좋으니 그냥 밥주세요~ 해서 먹었던 어제 점심과는 질이 다르다.

고생후 먹는 제대로 된 밥이라서 그런지 맛있었다. (7,000원)







1시30분 배를 타러 가는길.

혼자 여행을 왔지만 낮선이와의 동행도 좋은 경험이었고,

심심한 풍경사진에 피사체가 생기니 사진찍는 재미도 있고...









물이 잔뜩 불어나서 잠겨있는 선착장.

가로등이 마치 솟대처럼 보이는게 묘한 느낌이 드는 풍경이었다.







하염없이 배를 기다리는중.

안개가 심해서 결항이 될 수도 있는 상황.

1시30분에 도착해야 할 배가 1시간이나 연착이 되었다.

내일 출근해야 하는 입장에서 결항 안된것이 천만다행.







배를기다리는동안 선착장 옆 언덕에 올라 이것저것 구경중.








그림좋고~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배 기다리는중.








배를 기다리면서 할일없는사람이 지금것 꽤 있었나보다 ㅎ

저기에 +1 해 주고 왔다.







드디어 안개를 뚫고 나타난 나래호.

안개껴서 시야가 좁아 운항 안하려는 선장님을
굴업도 이장님이 여기는 한 2Km앞까지 잘보여~ 라며 뻥(?)을 쳐서
어렵게 불러들인(?) 나래호.

하마터면 섬에 발 묶일뻔했네~







배에 몸을 싣고 안개속으로 사라져가는 굴업도를 바라보니
아쉬운 마음만 한가득.

본의아니게 아직 구경못한곳을 여러곳 남겨놓고 떠나는 바람에
핑계삼아 언제고 다시한번 굴업도를 찾을것 같다.

아름다운 섬 굴업도.

그때까지 무사하기를...







덕적도에 도착. 갈매기들이 일렬로 줄을 서 맞이하는중 ㅎ

덕적도에도 안개가 들쑥날쑥..






잠시 날이 맑아지느듯 하더니
덕적도 앞바다에 순식간에 밀려오는 해무.

멋있고 신기하기도..







덕적도를 뒤로하고 쾌속선을 타고 덕적도를 더난다.

쾌속선이 만들어내는 물살 뒤로
점점 멀어지는 덕적도를 바라보자니
이번 여행이 마무리되는 느낌이 실감이 난다.






새우깡이라도 얻어먹으려 쾌속선을 따라오던 갈매기.

새우깡 하나에 너무나도 비장한 표정이 아닌가 ㅎ







집에 도착~


1박2일간의 굴업도 여행.
우연히 본 신문기사 하나만 보고 혼자 훌쩍 떠난 우발적 여행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정말 다녀오길 잘했다 싶은
너무나도 아름답던 섬 굴업도.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언제까지나 그자리를 지키고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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