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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야유회를 가장한 극기훈련 (소백산, 서울)

다녀온곳(국내)

by dunkin 2005. 6. 8.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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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이어서...


하염없이 주린배를 부여잡고 미친듯 걸어가다 보니
뭔가 사람들이 웅성대는 분위기다.



그렇다..

천문대에 도착한것이다 ㅠㅠ

산길 2km... 이거이 정말 장난이 아니더군 ㅠㅠ
( 쫄쫄 굶으면서는 더더욱 !! 
2km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4.4km -_-;; )







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내리막길!

천문대 까지야 능선을 타고 왔으니 오르락 내리락
그런대로 갈만한 길이었던것이덨다.

거의 45도에 가까운 경사길이 계속 되는 고통스러운 길 ㅠㅠ

계단에 돌뿌리에..
경치? 훗.. 그딴거 볼 겨를 절대 없다.

발만 내려다보면서 걸어가기 바쁨.







나무계단이 아니면.. 이딴 돌계단.

발끝은 내려보며 걷질 않는다면... 대략 꼬꾸라져 박이 터질듯.



암튼.. 천문대에서 부터 다음 갈곳은 '희방사' 라는 절.

절까지만 가면 마실 물도 있을테고..
재수가 좋으면 빈대떡이라도 팔지도 모르고..
하다못해 자판기라도 있을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또 열심히 걸었다.

미친듯 걷다보니.. 저 ~ 멀리서 들려오는

목.탁.소.리 !!!!

우워어어~~ 힘을내자 !!!

틀림없이 '점점더 또렷이 들려오는 목탁소리 = 희방사' 라는 생각에
신나게 달려가는데... 목탁소리는 코 앞에서 나는데...

절은 온데간데 없고
왠 땡중이 등산로 한컷에서 목탁 두들기면서 기념품을 팔고 있더라는 -_-^

속세 것들의 희망을 무자비 하게 짓밟는 땡중이라니 !!!

맥이 탁~ 풀리지만 않았다면 목탁 두들기는 막대기로 때려주고 싶었다 ^^:;;


에휴~
언젠간 가다보면 끝이 보이겠지..터벅 터벅..







그리하여 도착한 희방사.

절은 그냥 후질근한 절에 먹을거? ... 안판다 -_-

그냥 계곡물에 발 담그고 휴식.

그래도 크~ 이게 어딘가 ㅠㅠ


( 여기서 양말 한짝 계곡물에 빠트려서
산행 끝날때까지 젖은 양말 한손에 달랑달랑 들고 한발만 양말신고 다녔다는 ^^:;; )

희방사에서 매표소 까지는 금방이라는 사람들의 말을 위로로 삼으며
타박타박 하산...







내려가는 길에 만난 '희방폭포'

웅장하지도 거대하지도 않았지만 나름 시원해 보였다.







사진을 클릭하면 글씨를 알아볼만큼 크게 보임.


드..드디어 하산 !!


소백산 국립공원 매표소에 도착.

다 내려와서 안내지도를 보니
내가 산을 헤메고 다닌 경로가 대략..

안내지도 상의 데이터 대로라면

천동리 - 6.8km - 비로봉 (등산 2시간 50분)
비로봉 - 4.4km - 천문대 (하산 1시간 45분)
천문대 - 2.4km - 희방사 (하산 1시간 10분)
숙소에서 천동리까지 대략 30분.. 희방사에서 입구까지 대략 30분..


이론상의 시간은 대충 6시간 45분정도 걸리고..
실제로 7시간 반을 등반을 했다. ㅠㅠ


이게 야유회인가 극기 훈련인가 ㅠㅠ

대체 계획을 어떻게 짜면 저 코스가 4시간만에 주파 가능하다 생각하고
자유시간 하나와 물하나 들려서 올려보낼수가 있냐고요 ^^;;;;



고생한 만큼 기억에 남는 여정이 된다는 누군가의 지론에 따라
고의적으로 실행된 음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얼핏 스치는 순간이다 ㅋ


...

어렵사리 산행을 마치고..
식당에서 산체비빔밥 한그릇 뚝딱하고선 
( 왜 등산로 부근에는 고깃집이 없는거냐고!!
등산객이 죄다 스님이 아닌 이상 여기다 고깃집 차리면 대박 날듯.ㅋ)

서울가는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출발.. 

잠을 청하려 하는데.. .젠장 x맨이 한다 -_-;;;
잠안자고 끝까지 봤다 -_-;;;;






음침한 도심. 서울....

힘들고 지쳐도 자연에서 나뒹굴때가 좋은거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듬.




피곤하고 힘든 하루였지만
고생한 만큼 오래도록 기억이 나겠지...

그리고.. 나의 이.. ' 다시는 산 안가 !!! ' 라는 다짐..


지켜 보이고 말테닷 ㅠ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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