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작고 까맣고 귀엽게 생긴 가이드.
예전에 마닐라에서 만났던 자칭 '퍼킹 브라운 숏가이'라고 하던 '딩'이란 친구랑 비슷한 이미지였다.
좀 배운티가 나는게 여기 보홀에서 만난 현지인중 가장 편안한 영어를 구사하는...
덕분에 편안한 투어를 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친구.
드디어 카약을 런칭하고.. 강물을 거슬러 상류로~
수면을 바로 눈앞에 두고
거울같이 잔잔한 강물을 소리없이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기분.
이건 정말 최고였다.
앞자리는 아내, 뒷자리는 가이드.
다른 카약에 타고 열심히 패들링중인 아내 ㅋ
여자의 몸으로 두어시간 패들링 하는게 쉬운일이 아닐텐데
투어내내 거의 모든 구간을 패들링을 해서 나아가는데...
힘.하면 아내.
역시 강하다.
사진찍으니 카메라 의식하는 가이드 ㅋ
내가 탄 카약을 몰던 원숭이를 닮은 또다른 가이드.
이친구는 생긴것과 다르게 목소리가 꽤 좋은데,
투여중 별빛이 내리는 조용한 강한가운데서 가끔씩 노래를 불러주는데
이게 또 분위기가 죽이더라는...
저 뒤의 노란카약에 탄 사람은 미국인 연인인데
자기들은 카약 경험이 있다며 둘이서 같이 타겠다고 해서 저렇게 둘이 타고 오는중인데...
경험이 있는것 치고는 좀... 카약이 삐뚤빼뚤.. ㅋ
카약 타는 모습을 동영상으로도 담아 보았다.
구름이 그대로 비치는
장판처럼 잔잔한 강물...
어느정도 강을 거슬러 올라가자
공사중인지 언덕 한쪽 비탈이 나무가 없이 노출된 구간이 있었다.
가이드왈.. 얼마전 지진이 있었는데 그때 무너져내린거라고...
저기 보이는 갈색 덮개는 코코넛잎으로 만든거라고....
아.. 뉴스에서 본 기억이 나는게
세부 근처에서 에 큰 지진이 있어서 피해가 있었다는 그것!!
강에서 민물고기나 잡는 어부인줄 알았는데
저렇게 강을 통해 바다까지 나가서 바다에서 고기를 잡아 온다고 .. 헐~
앞서가던 카약이 난데없이 지류쪽으로 방향을 바꾸더니 숲속으로 들어가는...
반딧불 구경도 하지만, 망그로브 숲도 구경을 시켜주려고 코스를 바꾼것이었다.
이 사진은 꽤 밝게 나왔는데....
이정도가 딱 그때의 어두움.
어둠에 눈이 익어서 달빛만으로도 사물이 보이기때문에
나이트 카약킹이 매력적인거겠지...
동영상쪽이 조금 더 이때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주는듯....
컴컴한 터널같은 망그로브숲을 카약을 타고 지나가는 경험.
리얼 아웃도어맨이 된것같은 착각에 빠질것만 같은.. ㅋ
망그로브 터널을 다녀오니...
이젠 진짜 진정한 밤!
이 어둠을 뚫고 패들링을 하는데
저~어기 밧딧불이 있다고... 보이냐고?!!!
어디 어디 !!!!!!
아 !!!!!
이건 뭐....
식상한 표현이지만 환상적이라고 할 수 밖에 !!!!
가이드에게 반딧불은 꼭 크리스마스 트리 같다고 말만 들었지
직접 이 눈으로 목격하니... 정말 리얼 크리스마스 트리 였다.
셀수없이 많은 반딧불이 특정한 한 나무에만 모여서 빛을 뿜어내고 있는 모습은 장관 그 자체 !!
마치 이세상의 것이 아닌것 같은...
신비한 모습이엇다.
진짜 진짜 사진으로 잘 담아가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흔들리는 카약위라서 셔터스피드의 한계가 분명했고,
LED미등보다도 약한 반딧불을 불빛을 담아내기가 보통일이 아니었다.
나름 잘 찍힌게 이모양. ㅠㅜ
가이드왈.
반딧불은 망그로브 나무 중에서도 특정한 종류의 나무에만 모이고,
짝짓기를 위해 저렇게 빛을 내는데...
주기적으로 깜빡거리는 리듬이 있어서 그 리듬이 맞는 암수가 짝을 짓는다고...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되지만
마치 물결이 치듯 저 수많은 불빛이
파형을 그리는데 아주 아주 신기했다.
겨우 찍은 반딧불 동영상.
리듬을 타면서 물결처럼 울렁거리는게 보인다.
30초 경에 확실히 보임.
훨씬 많은 수의 반딧불이 있었는데
동영상에는 게중 밝은녀석들만 찍힌다.
아.. 카메라의 한계 ㅠㅜ
헐... 과감하게 셔터스피드를 조금 길게 했더니... ^^;;;
반딧불의 궤적이 너무 길게나오고....
조금 나아졌는데...
노이즈따위 포기하고, ISO를 심하게 올려도 흔들리고 ㅠㅜ
이러면 멋있으려나? 하면서 촛점을 일부러 나가게 해 봐도 별로 안멋있고 ㅠㅜ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몇번 거치면서
드디어 그런대로 볼만한 사진을 건질수 있게 되었다 !!!!
다..다행이다 ㅠㅜ
물결이 없을때까지 기다렸다가, 카약 안흔들리게 조심하고, 숨도 참고... 해 가면서
고생스럽게 찍은 사진들.
이렇게 사진으로라도 담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아쉬움에 반딧불 동영상 하나 더.
동영상의 경우 셔터스피드가 1/30초 리밋이 걸려있어서
이정도로밖에 안보이는게 너무 안타까웠다.
이럴줄 알았으면 더 밝은 렌즈를 가지고 오는건데 ㅠㅜ
강물을 따라 카약을 타고 지나가다보면 군데 군데 반딧불이 모여있는 나무들이 있는데
그중 가장 볼만했던나무.
사진 실컷 찍고 (건진건 몇장 없지만 ㅠㅜ) 점점 멀어지는 밧딧불이들....
멀어지는 반딧불을 보고 있자니
아쉽고, 아쉽고, 아쉬웠다...
두시간이 넘게 패들링을 하며 카약을 타고 있었지만
반딧불의 황홀한 불빛을 보고나니
피곤이고 뭐고 마냥 아쉽기만 했다.
그리고 저녁.
원래는 강 상류에 식당이 있어서 그곳에서 식사를 하는것이었는데
오늘 그 식당이 안열었기 때문에 쌩뚱맞게도 출발지에서 상 펴 놓고 먹었다 ㅋㅋ
반딧불이 워낙 환상적이었기 때문에 이런 돌발 상황도 웃어넘길 여유가 생기더라는 ㅎ
게다가.. 저 돼지고기...
어흑.. 맛있다 !!!
운동후의 밥이라 더 맛있게 느껴지는것도 있겠지만
실제로도 보기와는 다르게 상당히 맛있었다.
여기도 밥먹으면 쫓아다니는 개가 있군 ㅋ
돼지 뼈들 다 모아서 하나씩 던져주니 좋아서 어쩔줄을 모르던 개.
반딧불 카약 투어를 마치고, 리조트로 돌아가던중
팡라오에서 유명한 성당이라던데...
일단 사진만 한컷 찍었다.
리조트로 돌아와서
우리를 가이드 해 주었던 '레이'와 함께 기념사진 한컷 !
저녀석!! 머리가.. 조막만하다 ㅠㅜ
사진을 보던 아내.. 자기 머리보다도 더 작다면서 좌절한다 ㅋㅋ
아무튼.
이메일 주소를 받아가더니 나중에 메일을 보낸다고 하더라만..
한국으로 돌아오고 일주일 넘게 아무런 연락이 없길래 그냥 하는말이었나보다...
하고 잊고 잇었는데... 얼마전 메일이 도착한것이었다.
여기 전문을 카피해서 올려본다.
Firefly Kayaking with Kayakasia Philippines
Hello there Mr Seol & Mrs. Lee...
This is Rey of Kayakasia Philippines. How is everything? I bet your both back in Korea already, still having a Philippine vacation hang-over? Well, i hope you both are doing good & in good spirits. It took me a while to send to you these photos that i talked about. It has been quiet a busy week since we had an out of town kayaking trip. But here they are attached in this email, please do share these photos to Mrs. Lee who experienced this nightly mystical spectacle with you in Abatan River. We hope to have given you both an unforgettable experience with Kayakasia & thank you for making us a part of your vacation.
The photos attached in this email were taken by a friend of ours, a professional photographer. The kayaks you see underneath the trees are sit-inside sea kayaks. On the last photo, we lighted them by placing our headlamps inside the kayak that's why you see the kayak glowing. Four different shots on four different camera settings. No Photoshop.
I would also like to share to you our Facebook page... We hope you & Mrs. Lee will ''LIKE'' our page so you will be updated with anything that is going on with Kayakasia & Bohol. Feel free to leave a comment.
Please don't hesitate to contact me, through this email or through our Facebook account for any queries on trips, paddling or on visiting the Philippines & Bohol. Thank you for your time Mr. Seol & Mrs Lee, safe journeys...
Sincerely...
Rey Donaire kayakasia PHILIPPINES Marketing SCF/BCU Instructor & Guide
단체 예약을 받고, 한국 여행사에서 예약대행을 하게 되면서 완전 망가진모양.
한정된 카약에 한정된 인스트럭터가 운영하는 환경에 무리하게 많은 인원을 때려넣어 운영하는모양.
날씨야 복불복이라지만, 저 후기대로 2인용 카약에 세명을 태우면서 운행하는등
저런식이라면 그건 정말 아닌듯.
찾는이 없어 한적하고, 비싼 요금에 망설이지만 궁금해서 큰맘먹고 시도해보는,
그래서 투어 와준 사람들을 고맙게(?)생각하던 그때가 훌륭했던 투어인거지
저 후기대로라면 비추다 정말.
강을 통틀어 카약 2대가 전부였던,
캄캄한 한밤중 불빛없는 강을 조용히 거슬러오르며 구경하던 수만마리 반딧불.
그때의 투어가 참 좋았는데 말이지... 쩝.